“올바른 역사 인식” ≪월드뷰≫ 발행인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김승욱(22.12.7)

김명혁 박사님께. 안녕하세요? 전화드린 월간 ≪월드뷰≫ 발행인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김승욱입니다. 바쁘신 중에도 원고청탁을 수락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로 보자는 취지로 발행하는 ≪월드뷰≫는2023년 한 해 동안 특집을 구성할 대주제 키워드는 아둘레센스(adulescens) “청년/젊은이”로 정했습니다. 미래세대를 담당할 청년들이 준비되기 바라는 희망을 이 키워드에 담았습니다. 1월 주제를 “역사교육과 기독교”로 정했습니다. 이러한 키워드로 새해 첫 달은 역사 분야를 다루기로 했습니다. 올바른 역사 인식이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생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공교육 현장에서 역사교육이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기독교가 역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으며 앞으로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원로로부터 듣는 역사 이야기 등을 다루고자 합니다. 김명혁 박사님께서는 교계 원로로써 젊은이들에게 주시고 싶은 역사에 관한 글을 부탁드립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꼭 가져야할 역사관, 또는 최근 한국 현대사 중에서 가장 오해가 많은 부분, 고쳐주고 싶은 부분 또는 강조하고 싶은 부분 등을 박사님의 경험에 비추어서 작성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고 마감은 12월 7일이고 원고 분량은 A4 용지 3 페이지 내외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승욱 드림

사랑하는 김승욱 교수님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 이라는 아주 귀중한 주제를 지니고 귀중한 사역을 하시게 된 것을 귀중하게 생각하면서 감사와 축하를 드립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신앙의 선배님들을 통해서 올바른 역사 인식과 함께 올바른 신앙 인식을 지니게 되었는데 그 이야기를 먼저 간단하게 줄여서 합니다. 저는 1살부터 9살까지는 북한 신의주에서 살았는데, 신의주 제이교회에서 한경직 목사님과 함께 목회를 하시던 아버지 김관주 목사께서는 일제의 신사참배를 반대하면서 감옥에 자주 붙잡혀 가시는 것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신앙생활과 목회 생활을 올바로 하기 위해서는 감옥애도 자주 붙잡혀가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9살부터 11살 까지는 북한 평양에서 살았는데 저의 아버지가 해방후에 평양 서문 밖 교회에서 목회하시게 되었는데 공산당 정치와 협력하지 않는다고 다시 감옥에 자주 붙잡혀 가시는 것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결국 저는 아버지 김관주 목사님을 바라보면서 일본 정치와 공산주의 정치를 반대하면서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주일성수와 새벽기도와 순교신앙을 몸과 삶에 지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10살 11살 때 평양 제 오 인민학교에 다녔는데 주일성수를 반대하던 공산주의 정책을 거부하면서 2년 동안 주일날에는 학교에 가지 않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종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월요일마다 학교에서 벌을 받았고 정학까지 받았습니다. 저는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결국 저는 주일성수와 새벽기도와 순교신앙을 몸에 지니고 살기 위해서 평양 사동 탄광에서 감옥살이를 하시던 아버지를 찾아가서 신앙생활을 올바로 하기 위해서 남쪽으로 가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를 한참 바라보시던 아버지께서 “그러면 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를 너무너무 사랑하시던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는 울면서 “그러면 가” 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결국 저는 11살 때인 1938년 8월 캄캄한 밤에 38선을 뛰어넘어서 남한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38선을 함께 넘던 저와 어른들 5,6명은 국경수비를 맡은 군인들에게 발견되었고 우리들이 손 들고 서지 않으면 총을 쏘겠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어른들은 모두 손을 들고 섰습니다. 저는 설 수가 없었습니다. 월남하는 분명한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캄캄한 밤에 남쪽을 향해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언덕을 넘고 파 밭을 달리고 강을 건너서 남쪽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어느 초가집에 들어갔더니 어떤 사람이 저 보고 어디로 가냐 고 물었습니다. 서울로 간다고 했더니 누구하고 가냐 고 물었습니다. 같이 오던 사람들이 모두 붙잡혔기 때문에 모른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저를 기차에 태워서 서울까지 데려 다 주었습니다. 저는 그 사람을 하나님께서 저에게 보내신 천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주머니에 서울 중구 을지로 3가 7번지라는 주소 하나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서울역에서 을지로 3가까지 걸어서 이모님 집을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모님을 만나서 이모님 집에서 살게 되었는데 신앙생활의 자유를 누리게 되어서 너무너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물론 아버지와 어머니가 보고싶어서 저는 2년 동안 밤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울게 되었습니다. 

제가 월남한 다음 2년 후에는 6.25 전쟁이 일어나서 저는 이모님과 함께 대구로 피난을 가서 3년 동안 피난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그 후부터 제가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까지 한국교회의 귀중한 지도자들 여러 분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부들로부터 너무너무 귀중한 신앙의 역사적인 유산을 물려받게 되었습니다. 대구에서 피난 생활을 할 때 3년 동안 한국의 무디라고 불리시던 성결교회의 대표적인 부흥사인 이성봉 목사님을 만나서 12번 부흥회에 참석하면서 너무너무 귀중하고 은혜로운 축복을 받았는데 제일 앞 자리에 앉아서 이성봉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경청하면서 놀라운 은혜와 사랑과 축복을 받게 되었습니다. 금요일에는 철야기도회에 참석했고 토요일 새벽에는 안수기도를 12번이나 받았습니다. 안수 기도를 받을 때마다 “너 기도 제목이 무었이냐” 라고 물으시면 저는 “좋은 목사님이 되는 것입니다” 라고 대답을 하곤 했는데 나중에는 묻지도 않으시고 제가 무릎을 꿇면 “너 기도 제목이 좋은 목사님이 되는 거지” 라고 하시면서 안수 기도를 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축복의 일이었는지 모릅니다. 부족한 저의 3년 동안의 피난 생활은 너무너무 귀중하고 은혜로운 피난 생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 부족한 저에게 베푸신 사랑과 은혜와 축복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3년 동안 대구에서의 피난 생활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서 한국의 예배미아라고 불리시던 눈물과 회개와 교회 부흥의 목회자 김치선 목사님께서 목회하시던 서울 창동교회에 7, 8년동안 다니면서 너무나 귀중하고 아름다운 영성의 축복을 계속해서 받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김치선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는 산 기도회에는 삼각산 관악산을 비롯해서 대구 주암산 기도회까지 참석하면서 은혜를 많이 받았는데 김치선 목사님께서 저에게 끼친 영향은 너무 많아서 놀라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김치선 목사님께서는 부족한 저에게 처절한 회개와 철저한 기도와 포용적인 전도와 폭넓은 선교의 삶을 물려주셨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11살 때 부모님과 고향을 떠나서 고아와 나그네로 가난과 고난과 슬픔과 아픔을 몸에 지니고 어렵게 살아가는 저를 너무 많이 축복해 주셨는데 평양을 떠나 서울에 와서 서울중학교, 서울고등학교, 서울대학교에 다니면서 마음껏 공부하게 되었고 나중에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서 12년동안 다양한 귀중한 신학교들에서 공부하면서 역사적인 안목과 신학적인 안목을 넓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이기적이고 정욕적이고 비판적이고 배타적이고 위선적이고 독선적이고 게으르고 나태한 부족한 제가 모두를 품고 모두를 포용하고 모두를 사랑하고 모두를 격려하는 “올바른 역사 인식”을 지니게 된 이야기를 간단하게 줄여서 하려고 합니다.

제가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려고 할 때 제가 한경직 목사님을 찾아가서 앞으로 좋은 목사님이 되려며 대학교에 가서 무엇을 전공하면 좋겠냐고 물었습니다. 한경직 목사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대답을 하셨습니다. 즉 대학교에 가서 역사를 전공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사실 저는 약사를 전공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수학과 문리학을 좋아했고 수학과 문리학을 전공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한경직 목사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문리대 사학과에 입학해서 역사를 특히 서양사를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습관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다른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제가 평양에 살 때 어느 날 알지 못하는 사람이 와서 지금 저의 어머니가 평양 역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가 보라는 말이었습니다. 저는 즉시 평양 역으로 달려가서 어머니를 찾았는데 찾지 못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어머니에게 그 이야기를 했더니 어머니는 저에게 야단을 치는 대신 아주 잘했다고 했습니다. 사실 그 사람은 도둑놈이었습니다. 사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는 기질을 지니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이제부터 제가 역사를 전공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제가 1995년 3월 31일 『초대교회의 형성』 이라는 제목의 책을 써서 출판했습니다. 그 책의 머리말과 내용의 일부를 거의 그대로 인용하려고 합니다. “저는 처음에는 역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고 중요성을 알지도 못했습니다. 서울대학교 문리과 대학 사학과에 입학하여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지만 1학년때 국사 동양사 서양사 개론의 과목들의 성적이 모두 낙제를 겨우 면할 정도였습니다. 3,4학년 때부터 역사과목의 성적이 A 정도 되었고 역사에 대한 어느 정도의 취미를 가지기 시작했지만, 아직도 역사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볼 때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특히 목회자의 삶에 있어서 역사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절실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물론 성경이 제일 중요하고 그리고 성경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성령의 조명이 필요하지만 그것들과 함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역사와 역사적 안묵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와서는[A1]  이렇게까지 말합니다.  나 자신과 이 시대에 대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세 가지 척도와 교사가 있는데 그것은 성경과 성령의 조명과 그리고 역사의식 또는 역사적 안목입니다. 역사의 중요성을 바로 인식한 랄프 윈터(Ralph Winter) 교수는 신 구약 성경을 하나님의 책 제 1권이라고 했고 교회 역사를 하나님의 책 제2권이라고 했는데 올바른 판단이라고 하겠습니다."

"교회사를 연구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교회사를 연구하는 궁극적 목적은 “역사적 안목”을 습득하는데 있습니다. 즉 과거의 역사에서 내 모습을 발견하고, 내 문제를 발견하며 그리고 과거의 역사에서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삶의 지혜와 용기와 통찰력을 습득하는데 있습니다. 과거의 역사는 나와 상관이 없는 역사가 아닙니다. 오늘날 내가 당면하는 문제들을 이미 과거의 역사가 먼저 경험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역사를 읽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나의 문제와 나의 이야기를 읽는 것과 같습니다.  이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과거의 교회 역사를 읽을 때 오늘 나의 위치와 문제를 보다 정확하고 보다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은 태도를 가지고 과거의 역사를 읽을 때, 내일을 향한 보다 풍부한 통찰력을 가지게 됩니다. 이것이 교회사를 연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사실 저는 이와 같은 태도와 목적을 지니고 초대교회의 대표적인 지도자인 어거스틴을 연구하며 박사학위 논문을 쓰게 되었는데 저의 생각과 시야가 아주 넓게 아주 포용적으로 바뀌어 지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싶습니다. 이것으로 “올바른 역사 인식” 이라는 제목의 글을 간단하게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명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