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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독언론의 현황과 전망(기대)”제5회기독언론인세미나주제강연(10.15)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담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우선 열악한 환경 가운데서도 기독 언론의 사명을 수행하느라 온갖 수고를 하시는 여러 기독 언론인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치하합니다. 그리고 경험과 식견이 부족한 사람을 “제5회 기독 언론인 세미나”의 강사로 초청해 주신 한국기독교신문협희 회장과 임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주어진 제목에 따라서 말씀을 드리기를 원하지만 솔직히 말씀 드려 한국 기독 언론의 현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므로 현황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말씀 드리고 주로 그 전망과 기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한국 기독 언론(주로 기독 신문)의 현황에 대한 저의 소견을 말씀 드립니다.
첫째 한국 기독 언론은 다양한 교단들과 다양한 개인들이나 단체들에 의해 운영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종류의 언론(신문)이 경쟁적으로 발행되고 있으므로 그 운영(재정)의 한계와 목적의 한계와 전문화의 한계와 애로와 갈등을 경험하고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는 한국교회 안에 지나치게 많은 종류의 교단이나 신학교가 존재하므로 그 운영과 목적과 전문화에 한계와 애로와 갈등을 경험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언론의 난립현상이 바람직한지에 대해서 한번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째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조화와 통일(또는 협력)을 이루며 공동의 선과 복지를 추구하는 기독교적 (또는 민주적) 문화를 이루지 못한, 아직도 갈등과 대결이 첨예화된 비 기독교적 및 비민주적 풍토(문화) 속에서 기독 언론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애쓰는 가운데 많은 좌절을 경험하고 있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즉 대부분의 경우 기독 언론인들은 자기들이 소속되어 있는 신문사의 방침이나 철학에 지배를 받기 때문에 보편 타당한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소신을 분명하게 피력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겠습니다.
셋째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신속하고 능률적으로 대처할만한 여건(재정적 및 기술적)이 갖추어져 있지 못하다고 사료됩니다. 기독 언론이 영세성을 탈피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는 한국교회가 급변하는 문화 및 사회 환경 변화에 제대로 신속하고 능률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것과 견줄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과 선의 내용이나 기준은 불변하지만 그 표현과 전달 방식은 항상 시대적 변화에 부응해야 하는데 재정적 여건 때문에 다매체 시대 속에서 전문지의 성격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하겠습니다.
이제 한국 기독 언론(주로 기독 신문)의 전망과 기대에 대해서 말씀 드립니다.
첫째 믿을만한(믿음) 언론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보도의 내용 선정과 그 보도의 서술에 있어서 정직성과 공정성을 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해관계가 있는 교회나 단체나 인물에 대한 사건을 주로 보도하면 그 보도는 이미 정직성과 공정성을 상실한 것입니다. 일부러라도 이해관계가 먼, 또는 자기와 입장이 좀 다른 교회나 단체나 인물에 대한 보도를 한다면 그리고 그 보도의 서술에 정직성 공정성 및 호의성을 기한다면 그 신문은 이미 보편성과 신뢰성을 지니게 되고 결국 믿을만한 신문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허다합니다. 자기와 입장이 다른 사람의 글은 물론 사진도 게재하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문사의 입장만을 대변하는 보도는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격하하고 자기의 목소리만 내는 편파적인 보도는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정직성과 공정성과 포용성과 아량을 지닌 믿을만한 언론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소망스러운(소망) 언론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참된 의미에 있어서, 역사는 물론 보도는 ‘단순한 사건 진술’이 아닙니다. ‘사진 촬영’이 아닙니다. ‘해석’이며 ‘평가’입니다. 물론 지나치게 불합리하고 독단적인 주관적 판단은 금물입니다. 여기에는 어떤 한 가지 입장에서 ‘벗어날 수 있는’ ‘초연의’(detached) 자세가 필요합니다. 즉 보편적이고 균형 잡힌 ‘역사적 안목’과 ‘시대적 감각’을 지니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자질도 지녀야 하지만 부단한 연구와 훈련이 필요합니다. 소망스러운 언론이 되기 위해서는 도덕적 무질서와 분열의 갈등에 빠진 오늘을 향해 영적 및 도덕적 개혁의 소리를 내면서 조화와 협력과 통일의 깃발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문제들을 분석하고 그 해결의 방향을 모색하고 제시하므로 독자들의 마음에 희망과 소망을 심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즉 양극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교회 안에 연합과 협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일을 하여야 할 것이며, 한국교회가 상실한 영성 및 도덕성 회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선도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회로부터 오는 비판의 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드리면서 사회의 정의와 복지와 평화를 위해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자는 지도자의 소리도 내어야 할 것입니다. 사회를 향해 사랑과 용서와 구원의 복음을 선전하는 선교적 사명을 수행하여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그랬듯이 사회와 나라의 발전을 위한 비젼까지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교회와 사회의 소망이 되는 언론이 되어주기를 기대합니다.
이제 참고로 지난번 KBS 방영과 시위 및 시청 앞 구국기도회에 대한 사건 보도에 대해서 한 말씀 드립니다. 이 두 사건에 대해 대부분의 신문들은 두 사건을 그대로 보도만 하고 그 평가를 회피 또는 거부했습니다. 「국민일보」는 사정상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겠지만 다른 여러 주간 신문들도 그 사건들을 그대로 또는 긍정적으로 보도만 하고 공정한 입장에 선 평가는 거의 없었습니다. 「기독교연합신문」은 10월 10일자 1면에 “비상 구국기도의 달”이란 제목으로 사건을 그대로 보도했을 뿐 두 사건에 대한 논평은 아무 곳에도 싣지 않았습니다. 「교회신보」는 13일자 11면에 “한기총 비상시국선포, 30만 여명 구국기도” 란 제목으로 사건을 그대로 보도했을 뿐 두 사건에 대한 논평은 싣지 않았습니다. 「기독신문」은 10월 6일자 27면에 “기독교탄압 방송 철회하라”라는 제목으로 두 사건을 지극히 간단하게 보도했고, 13일자 신문에서는 “한국교회 폄하 방송 사과하라”는 제목으로 후속 보도를 간단하게 했을 뿐 두 사건에 대한 논평은 싣지 않았습니다. “한기총 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잇따른 기도회 순수” 란 제목으로 인터뷰 기사를 실었을 뿐 신문사로써의 논평은 싣지 않았습니다. 「기독교보」는 9일자 15면에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천명, 한기총 비상구국기도회…30만 운집”이란 제목으로 시청 앞 모임을 그대로 보도하는데 그쳤습니다. 「교회연합신문」은 10일자 1면에 “비상 구국기도 전국 확산”이란 제목으로 사건을 그대로 긍정적으로 보도했고 2면 사설에서는 “KBS의 기독교 왜곡 기획 보도”와 “정부는 비상구국기도회의 염원을 왜곡 말라”란 제목으로 두 사건을 긍정적으로 지지하는 글을 실었습니다. 5면에 “KBS의 불공정 보도와 한국교회의 자성”이란 글을 실으므로 다소의 균형을 잡으려고 하기는 했습니다.
개혁적 성향의 「교회와 신앙」은 6일자 11면에 “보수교계 노 정권과 대립각”이란 제목으로 사건을 보도하되 기도회의 보수적 성격을 지적했을 뿐 논평은 없었습니다. 「크리스챤뉴스위크」는 9일자 1면에 사건을 그대로 보도하면서 11면에서는 그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지적했습니다. 「목회자신문」은 9일자 1면에 “한기총집회, 기독교정신에 부합한가?”라는 제목으로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했고 5면에서 “시청 기도회 기득권 세력 정치 시위로 변질”이란 제목으로 조목조목 비판적으로 해설했습니다. 「기독교신문」은 10일자 1면에 두 사건을 비판적으로 보도했고 3면과 5면에서 그 잘못을 나열하며 지적했습니다. 사설에서는 “한국교회를 되돌아보는 성숙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고 지팡이 칼럼에서는 “방영되기도 전에 소인배들이나 하는 성급한 짓을 벌인 것은 독선적인 기독교의 이미지를 한층 강화하는데 일조했다”고 지적했고 “시국기도회에서 극단적인 보수주의 성향의 발언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지적했으며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어느 한편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쳐 감정적 논리를 앞세워 대중을 자극하는 것은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교단 또는 단체에 소속된 언론기관에서 일하는 언론인들이 민감한 사건들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보도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겠지만, 양쪽 입장을 동정하고 이해하려는 사랑의 마음을 가지면서도 치우치는 점들을 공정하게 지적하고 한국교회를 위한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KBS 앞에 모인 사람들 가운데서 어떤 목사가 설교를 하면서 “조지고 부셔라” 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목사가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을 상실한 것이고, 시청 앞에 모인 군중들 가운데 “황천 길로 보내주마” 라는 저주의 구호까지 등장한 것 역시 기독교의 기본 정신 특히 사랑과 선교 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것쯤은 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한 기도회에 대형 미국국기를 한 가운데 펼칠 필요는 없고, 민감한 정치적 문제들 이전에 영적이고 도덕적인 문제들을 기도제목으로 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정도의 지적은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한 가지 문제를 가지고 길게 이야기해서 죄송합니다. 그저 참고하시면 고맙겠습니다.
셋째 사랑스러운(사랑) 언론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냉철한 진리는 사람을 죽이지만 따뜻한 사랑은 사람을 살립니다. 참된 역사와 보도는 사랑의 마음으로 쓰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성경 저자들이 지녔던 마음과 가슴이라고 생각합니다. 설교 같이 되어서 죄송합니다. 언론이 사건과 인물들을 공정하고 정직하고 분석적으로 그리고 비판적으로 보도하여야 하지만 동시에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보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리 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양극화로 치닫는 정국을 냉정하고 정직하게 비판적으로 보도하면서도 그들의 입장을 조금은 이해하려는 ‘동정’(‘이해’)과 ‘사랑’의 눈으로 보고 보도할 때 그 보도가 전달하는 파급 효과는 전혀 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사회 구석구석에 산재하는 눈물겹고 감동적인 아름다운 사건들을 많이 발굴해서 보도해 주기를 바랍니다. “사랑과 선행을 격려하는”(히10:24) 스승의 역할까지 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런 언론은 이미 만인의 사랑을 받는 사랑스러운 언론이 될 것입니다. 한국교회가 기독 언론의 발전을 위해서 관심과 격려와 사랑을 나타내 보이므로 기독 언론이 더울 더 사랑스러운 언론이 되기를 바랍니다.
횡설수설을 용서하시고 다소의 참고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그동안 한국교회와 사회의 발전을 위해 크게 수고하시고 공헌하신 여러 언론인들의 노고를 다시 한번 치하합니다. 계속해서 용기와 자존심과 사명감을 가지고 달려가시기를 바라며, 한국교회 언론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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