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의 정치학」 추천서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담임, 한복협 회장, 합신 명예교수)
한국교회와 사회의 건강한 발전과 성장을 염원하는 젊은 지도자 홍영기 목사가 폭 넓은 안목과 진취적인 비전을 가지고 「십자가의 정치학」이란 제목으로 무게 있는 논문을 쓴 것을 치하한다. 우선 보수적이고 은사 위주적인 한국교회 안에서 등한시 되어왔던 ‘정치참여’의 문제를 긍정적으로 다룬 것을 높이 평가하며 그것을 십자가의 복음을 핵심으로 삼는 복음주의의 입장에서 다룬 것을 더욱 더 높이 치하한다. 그는 이 문제를 한국교회와 사회에 대한 긴 역사적 맥락에서 다루며 특히 민주화가 시작되는 1987년을 기점으로 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 발전 과정을 상세하게 기술한다.
홍영기 목사는 ‘정교분리’라는 입장이 역사적 상황에서 만들어진 이해할만한 입장이지만 그것이 한국교회 안에서는 ‘영육의 분리’ ‘정치적 기독교’ 또는 ‘정치 불 참여’ 등으로 잘못 이해되고 적용된 것을 지적하며, 복음주의는 당연히 사회 정치 참여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함을 강조한다. 저자는 양자간의 바람집한 관계를 ‘분리’가 아닌 ‘변증법적 균형’ ‘창조적 긴장’ 또는 ‘예언자적 역할’의 관계라고 올바로 지적한다.
그리고 가장 바람집한 정치 형태인 민주주의를 위한 한국 복음주의의 과제들을 제시한다. 그는 한국 복음주의자들의 민주화에 대한 가장 큰 기여는 사회적 봉사와 함께 적극적인 기독교 시민사회 운동이라고 보며 그것은 그들의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역량(깊이)에 달려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그는 정치 참여와 민주주의를 위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과업 다섯 가지를 제시한다. 첫째, 네트워크(연합)가 민주주의의 발전에 효과적인 통로이다. 둘째, 시민사회 운동이 정치 참여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셋째, 민주적 가치를 견고화 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공고화에 매우 중요하다. 넷째, 적합한 정치 신학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정치 문화의 개혁과 정당의 제도화가 중요하다.
홍영기 목사는 복음주의 정치 참여의 문제점들인 ‘집합주의’와 ‘승리주의’를 경계하면서도 정치 참여의 당위성을 힘주어 말한다. “한국의 복음주의자들은 정치문화의 민주화에 기여해야 한다. 이것을 위해 기독교인이 해야 할 일은 문화적 정체성과 다양성이 보장되는 민주적 규범과 가치에 맞게끔 건강한 기독교 기관과 제도를 만들어 가는 일이다. 복음주의 정치가들은 십자가의 진리와 함의점을 구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정치에서 복음주의자들이 변혁적이고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은 십자가의 정신을 배우는 것이다.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에게 민주주의의 건설은 길지만 가치 있는 순례의 여행이 될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저자가 복음주의란 용어를 너무 넓은 의미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보수주의 신앙과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들을 모두 복음주의자들로 규정한 것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한국교회와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너무나 필요하고 중요한 주제를 폭 넓은 안목과 진취적인 비전을 가지고 연구한 홍영기 목사의 수고에 다시 치하와 격려를 보내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