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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만찬"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1498년 ‘최후의 만찬’이라는 명화를 그렸습니다. 목요일 저녁 다락방에서 예수님이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제자들과 함께 나누는 장면의 그림입니다. 예수님은 슬픔과 고뇌에 찬 얼굴로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에 한 사람이 나를 팔리라” 제자들은 모두 놀라움과 근심에 싸여 “주여 내니이까?”라고 각각 부르짖습니다. 예수님의 오른편에 앉은 요한은 마음이 상해서 말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습니다. 베드로는 요한의 어깨 위에 손을 얹고 요한에게 무엇인가 추궁하고 있습니다. 그 옆에 간교한 얼굴의 가룟 유다가 두려움에 싸여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예수님의 왼편에는 도마가 손가락을 위로 향하고 “주여 내니이까?”라고 묻고 있습니다. 그 옆에서 야고보가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빌립은 목을 길게 내밀고 뉘우치는 표정으로 “주여 내 마음을 보시옵소서, 내니이까?”라고 부르짖습니다.
목요일 밤의 만찬은 즐거움의 만찬이 아니라 슬픔과 고뇌로 가득찬 만찬이고 놀라움과 근심으로 가득찬 만찬이었습니다. 목요일 밤의 만찬은 가룟 유다의 배신으로 시작해 베드로의 배반과 제자들의 도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제자들은 누가 크냐고 서로 다투고 있었습니다. 사탄은 제자들을 몽땅 사로잡아 예수님을 배신하게 만들고 서로 다투게 하고 예수님을 떠나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목요일 밤은 사탄의 발악과 인간의 배신이 최고조에 달했던 밤입니다.
그런데 만찬석상에서 예수님이 취하신 태도는 분노와 보복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의 태도였습니다. 목요일 밤 예수님은 자기를 배신하고 자기를 떠나는 제자들에게 자기자신을 유월절 어린양으로 내주었습니다. 저들을 죽음의 저주에서 구원하는 속죄양이 되어 자기의 살과 피를 제자들로 하여금 먹고 마시게 했던 것입니다. “받아 먹으라 이것이 내 몸이니라… 이것을 마시라 이것은 죄 사함을 얻게 하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바 나의 피 곧 언약의 피니라” 예수님은 인간의 배신과 거부를 용서와 사랑으로 갚으셨습니다. 희생의 사랑, 죽음의 사랑으로 갚으셨습니다.
식사 후에 예수님은 또 하나의 사랑을 나타내 보여주셨습니다. 그것은 봉사로 실천하신 겸손의 사랑이었습니다. 서로 높아지려고 다투는 제자들에게 서로 섬김을 받기를 원하는 이기적인 제자들에게 봉사의 사랑이 무엇인지를 실천적으로 본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대야에 물을 떠다가 더러워진 제자들의 발을 하나하나 씻겨주셨습니다. 체면에 사로잡혀 발 씻음 받기를 거부하는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씻기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시면서 베드로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발 씻음 받는 행위는 날마다 범하는 죄의 사함을 주님으로부터 받음을 보여주는 은혜의 행위였습니다. 그리고 그 행위는 날마다 죄 사함을 받는 은혜를 힘입어 제자들이 서로서로 발을 씻겨주는 겸손과 봉사의 삶을 실천하라는 실제적 가르침의 행위였던 것입니다.
목요일 밤 유월절 만찬에는 인간의 배신과 하나님의 사랑이 절정과 봉사적 삶의 본을 말없이 나타내 보여주셨습니다. 가룟 유다는 이 사랑을 끝까지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배신을 뉘우치며 그 사랑을 가슴에 받아들였고 도마는 의심을 회개하며 그 사랑을 믿음으로 받아 들였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주님을 버리고 떠났던 죄를 뉘우치며 그 사랑을 모두 가슴에 받아들였습니다. 열한 제자들은 모두 어두움과 반역의 세상에 빛과 사랑을 심는 생명의 운동을 펴나갔습니다.
최후의 만찬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은 배신과 반역과 다툼 속에서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들에게도 말없는 교훈으로 주어집니다. 예수님의 피와 살 속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겸손의 행위에 나타난 하나님의 사랑, 그 사랑을 받아 실천할 때 우리의 사회도 배신과 반역에서 사랑과 신뢰로 바꾸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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