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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것인가?(28) “적대와 타도가 아닌 대화와 협력(북한을 바로 보는 시각) 국민일보(03.6.17)
지금 한국 안에는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과 함께 적대와 타도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지난 3월 1일 서울 한 곳에서는 북한의 종교인들을 초청하여 민족의 ‘자주 평화’를 다짐하는 ‘민족대회’를 개최했고, 다른 한 곳에서는 ‘반핵 반김’의 구호를 외치는 ‘국민대회’를 개최했다. 오는 6월 21일에는 한기총 지도자협 등 보수적 기독교계가 시청앞 광장에서 ‘반핵 반김 한미동맹강화’의 구호를 외치는 ‘구국 기도회’와 ‘국민대회’를 개최한다고 한다. 북한을 너무 안일하게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문제이지만 북한을 너무 위협적으로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문제이다.
첫째 지금의 북한은 분명히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북한은 과거의 소련이나 중공과 마찬가지로 공산주의 독재체제로 우리들에게 군사적 위협이 되고 있다. 6.25의 비극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 세대들이 북한을 지나치게 안일하게 낙관적으로 보는 시각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다. 우리가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과 독재체제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옳다. 그러나 지나친 적대감과 증오감을 불러 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의 종살이와 출애굽의 구원 사건을 항상 기억했듯이 우리가 6.25의 참상과 함께 우리들의 죄와 하나님의 긍휼을 항상 기억하는 것은 옳지만, 애굽의 학정과 북한의 포악에 대한 증오감과 적대감을 계속해서 불러일으키며 상기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말이다. 물론 다가올 수도 있는 환난을 대비하는 회개와 각성은 절실하게 필요하다.
둘째 북한을 적대와 타도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 그것은 냉전시대로 되 돌아가자는 것이고 화해와 평화를 본질로 삼는 기독교의 정신을 무시하자는 것이다. 기독교가 ‘반 김정일’ 같은 정치적인 구호를 외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것은 북한 정권을 아예 인정하지도 않고 대화와 협력을 추구하지도 말며 남북과 동북아의 평화를 깨부수고 말자는 것이고 북한 정치 지도자들을 선교의 대상에서 제외하자는 것이다. 상당수의 기성 세대들이 북한을 적대와 타도의 대상으로 보게 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6.25 비극의 한이 아직까지 가슴 깊이 사무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미국의 적대적 입장에 동조하기 때문이다. 일부 보수적 기독교 지도자들이 구약적 또는 세대주의적 세계관 즉 인종 및 문화 차별적 세계관과 ‘십자군적’ 정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 및 군사 문제에 교회가 너무 민감하기 때문이다. 지역 및 집단 이기주의적 정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세째 북한을 대화와 협력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과거의 소련과 중공을 대화와 협력으로 유도하여 개방과 개혁의 장으로 끌고 나온 것처럼, 북한을 대화와 협력으로 유도하여 개방과 개혁의 장으로 끌고 나와야 할 것이다. 그것이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따르는 것이다. 북한의 핵 개발이 지금 세계 평화의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은 미국이다. 독 안에 든 쥐가 발악을 하게 만든 것은 미국이다. 우리는 미국과 우방들과의 동반자적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미국과 우방들을 설득하여 북한으로 하여금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대화와 협력과 화해, 그 길이 우리 민족과 세계가 평화롭게 사는 길이고 하나님이 원하시는 길이기 때문이다. 북한 동포와 정부와 교회에 대한 협력과 도움의 손길을 끊을 때 우리는 동족인 북한 주민들로부터 뼈에 사무치는 원망을 두고두고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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