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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신학교육과 목회”
개회설교 (한국복음주의신학회 41차 정기논문발표회,03.4.25)
우선 한국복음주의신학회가 장족의 발전을 이룩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하나님께 그리고 회원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2년 전 한철하 박사님을 모시고 오병세, 이종윤, 손봉호 이형기 교수 등 14명의 현직 신학교 교수들이 모여 초촐하게 시작했는데 이제는 30여 개의 신학대학과 500여명의 신학회 회원을 가진 커다란 신학회로 발전했습니다. 또한 이번 41차 논문 발표회가 제가 평생 중요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는 “신학교육과 목회”란 주제를 가지고 모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제가 가장 촉망하고 신뢰하고 자랑하는 제자 중의 한 사람인 권성수 교수가 주제 발표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주제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신학교육에 대한 저의 견해를 이미 「한국교회 쟁점진단」에 기술했기 때문에, 이 시간에는 개회설교를 하는 것으로 제한하겠습니다.
이 시간에 신학교육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예수님의 신학교육의 특징 세 가지를 간단하게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예수님의 신학교육은 ‘지식’보다는 ‘삶’에 기초한 교육이었습니다. 자신의 삶과 제자들의 삶에 집중한 교육이었습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생애를 요약하면서 “예수님의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행1:1)라고 지적했습니다. ‘가르침’보다는 ‘행함’이 우선했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의 신학교육은 (그의 비천한 출생과 섬김의 삶과 수난의 죽음과 생명의 부활과 영광의 승천 등) 그의 생애와 삶에 기초한 교육이었습니다. 또한 예수님의 삶이 제자들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가르쳤습니다. “내가 너희 발을 씻겼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기는 것이 옳으니라”(요13:14).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13:34). 예수님은 가르침도 중요하게 여겼지만 그 가르침의 내용 역시 ‘지식’보다는 ‘삶’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가장 대표적인 가르침이 산상 설교인데 그 내용은 전부 삶에 대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즉 가난해지고 애통하고 온유해지고 의에 주리고 긍휼이 여기고 마음이 청결하고 화평케 하고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고 그리고 착한 행실을 나타내 보이고 욕을 하지 말고 형제와 화목하고 음욕을 품지 말고 자비를 베풀고 원수를 사랑하며 살라는 가르침이었습니다. 주기철, 한경직, 함석헌 등의 생애가 이승훈 조만식 선생의 삶에 의해서 변화되었듯이, 제자들은 선생의 ‘지식’에 의해서 변화되지 않고 ‘삶’에 의해서 변화됩니다. 교수나 목사는 ‘지식’보다는 ‘삶’으로 제자들과 신자들을 교육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 동안 감동적인 설교를 흠모했고 위대한 신학을 흠모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설교는 은이고 신학은 동이고 삶은 금이다.”
둘째, 예수님의 신학교육은 ‘공동체적 교제’에 기초한 교육이었습니다. “이에 열 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막3:14). “예수께서 가라사대 와 보라 그러므로 저희가 가서 계신 데를 보고 그 날 함께 거하니”(요1:39).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과 함께 ‘공동체적 교제’의 삶을 살면서 예수님에게서 배웠습니다. 공동체적 교제의 장이 신학교육의 장이었습니다. ‘삶’이 실제적이고 구체적이고 생동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교제’의 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신학교는 지식 전달의 교실로 그쳐서는 안되고 ‘공동체적 교제’의 장으로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교수들과 학생들이 함께 교제하는 공동체적 삶의 장으로 나타나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신학교의 분위기를 공동체적 경건실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신대의 오성춘 교수가 그 일을 힘쓰는 것을 오래 전에 발견하고 고맙게 생각한 일이 있습니다. 신자들도 함께 모여서 경건과 봉사의 훈련을 도모하므로 주님의 가르침을 몸으로 배우며 기뻐하게 됩니다. 예루살렘교회와 빌립보교회의 특징의 하나는 함께 모여서 교제하며 서로 나누는 것이었습니다. “다 함께 있어 서로 교제하며 서로 통용하고 나눠주고”(행2:42-45). 그래서 저는 만남과 나눔을 항상 강조합니다. 교육이 진정한 교육이 되기 위해서는 ‘공동체적 교제’의 장, ‘만남’과 ‘나눔’의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예수님의 신학교육은 ‘전도’와 ‘목회’ 지향적 교육이었습니다. “이에 열 둘을 세우셨으니 이는 자기와 함께 있게 하시고 또 보내사 전도도 하며”(막3:14). “예수께서 이 열 둘을 내어보내시며 명하여 가라사대 가라 가면서 전파하여 말하되 천국이 가까웠다 하고”(마10:5-7).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20:21).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마28:19). 예수님의 신학교육의 목적은 머물게 하는데 있지 않았고 보내는데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도하며 목회하게 하는데 있었습니다. “전도도 하며.” “전파하여.” “내 교회를 세우리니”(마16:18).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마28:19). 신학교육의 우선적이고 중심적이고 궁극적인 목적은 신학자 양성이 아니라 전도자와 목회자 양성입니다. 미국의 트리니티 신학교의 교육 이념과 방향도 전도, 목회, 및 선교사 양성입니다. 그러므로 신학교육은 전도 및 목회의 소명과 경험이 있는 교수들이 수행해야 하고, 전도 및 목회적 소명이 분명한 사람들을 선발해야 하며, 전도 및 목회적 사명을 수행할 수 있는 교과과정을 만들어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신학교육의 세 가지 특징을 간단히 생각해보았습니다. 그것은 첫째 ‘삶’에 기초한 교육이었고, 둘째 ‘공동체적 교제’에 기초한 교육이었으며, 셋째 ‘전도’와 ‘목회’ 지향적 교육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신학교육을 모델로 삼아 21세기에 들어선 우리들이 한국교회와 사회에 꼭 필요한 신학교육을 바로 수행해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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