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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18) “사랑과 평화의 씨앗을 심으며” 국민일보(03.4.8)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담임)
나는 최근 바그다드에서 반전 평화운동을 하는 유은하씨가 보내온 긴 글을 읽으며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그는 전쟁의 피해를 당하는 바그다드 시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자기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며 저들과 함께 있으면서 저들에게 애정어린 관심을 나타내 보여주고 있다. 한국교회와 적십자사가 해야 할 일을 그가 대신 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 유은하씨는 지금 사랑과 평화의 씨앗을 심고 있다. 사랑과 평화는 고난 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이고 희생하는 것인데 유은하씨는 지금 바그다드 사람들과 함께 있고 저들의 두려움과 고통과 절망을 함께 나누고 있으며 자기를 희생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는 정치성이나 과시성이 없는 것 같다. 후세인이 좋아서 그러는 것도 아니고 부시가 미워서 그러는 것도 아니다. 그저 고통 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서 저들이 얼마나 아프고 슬프고 부당한 고통을 당하는지를 직접 목격하고 그것을 우리들에게 알려주기 위함이다. 그는 자기를 걱정하지 말고 이라크 사람들과 어린이들을 걱정하라고 했다. “엄마, 울지 마세요”라고 말하며 어머니를 안심시키려는 애처로운 딸의 모습도 보였다. “우리에게 아무 일도 없지만 우리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곧바로 한국에 연락이 갈 테죠”라고 말하는 초연한 자세도 보였다. 병실 몇 개를 돌아보고는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나서 “하나님, 이건 더 이상 못 하겠어요”라고 소리를 질렀다는 진솔한 고백도 했다. 너무 고맙고 귀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둘째 나는 유은하씨에게 위로와 격려의 글을 썼다.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사랑하는 유은하 자매에게, 뉴스엔조이에 실린 긴 글 눈물로 읽었습니다. 우리 대신 고통 당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 위해서, 함께 고통 당하기 위해서, 주님의 마음으로, 그곳에 가서 수고하는 유은하 자매가 얼마나 고맙고 귀하게 여겨지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벌써 북한에 가서 같은 일을 할 것을 내다보는 마음이 눈물겹도록 고맙고 귀하게 보였습니다. 부시도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다는 고백도 귀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과 위로와 은혜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합니다. 3월 28일 강변교회 김명혁 목사” 그리고 뉴스엔조이사의 요청으로 몇 시간 후에는 좀 더 긴 글을 써서 올렸다.
셋째 사랑과 평화의 씨앗을 모두 함께 심어야 할 것이다. 유은하씨와 나의 글을 읽고 못마땅하게 여기며 비아냥거리는 글도 몇 개 올라왔지만 격려하는 글이 더 많이 올라왔다. 지금 우리 사회는 너무 냉소적이고 내 편 아니면 네 편으로 갈라지기 잘하지만 그래도 옳은 편에 서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에 부당한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심자는데 한국교회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통합의 최병곤 목사, 합동의 한명수 목사, 기장의 전병금 목사, 고신의 정주채 목사, 한기총의 길자연 목사, 교회협의 최성규 목사는 이구동성으로 부당한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며 평화를 심기 위해 기도하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회협, 한복협, 기윤실, 반전평화교회여성연대, 반전평화기독연대, 평화실현기독인연대, 이라크침공반대시민대회 그리고 대부분의 기독교학생단체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독교의 핵심은 사랑과 평화인데 우리는 사랑과 평화를 심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알림: 지난 호 글 중 “조만식 선생이 민족과 나라를 사랑한 애국자였지만 국수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자는 아니었다”를 “조만식 선생이 민족과 나라를 사랑한 애국자였으며 국수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주의자도 아니었다”로 수정한 것은 잘못된 수정임을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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