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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12) “나그네처럼” 국민일보(03.2.25)
김명혁 목사 (강변교회 담임)
성경은 신자들을 가리켜 “나그네”라고 부른다. 아브라함은 본토 아비 집을 떠나 타향에서 나그네 생활을 했고 이삭, 야곱, 요셉, 모세도 모두 나그네 생활을 했다(창47:9, 신8:2). 예수님이야말로 천국을 떠난 나그네의 삶을 사셨다. 신약의 사도들과 성도들은 모두 그 길을 따랐다(벧전1:1). 청교도들도 그랬고 나도 11살 때부터 고향과 부모와 동생들을 떠난 나그네의 길을 걸어오고 있다. 사람은 나그네의 생활을 많이 하고 여행을 많이 하므로 인생이 무엇인지를 배우게 된다. 나그네 의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일수록 인생을 바로 살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인의 전통에 서서 한 곳에 거하며 성을 쌓고 문명의 생활 하기를 좋아한다(창4:16이하). 초 문화적 경험이 부족한 그리고 유교적 사고 방식에 젖어있는 한국 사람들이 그렇다. 좀더 큰 집에서 좀 더 큰 창고를 만들어 놓고 좀더 오래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하늘에 속한 신자들은 나그네 의식을 가지고 나그네처럼 살아야 한다. 나그네처럼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첫째 가볍게 사는 것을 말한다. 아브라함은 어느 곳에 가든지 성을 쌓지 않고 장막을 치며 가볍게 살았다. 나그네는 자기 집착, 고향 집착, 돈 집착에서 떠나 가볍게 사는 것을 말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전대에 금이나 은이나 동이나 두 벌 옷이나 신을 가지지 말라고 말씀했다. 욕심부리지 말고 정욕과 탐욕을 버리고 가볍게 살라는 말씀이다. 나는 여행을 할 때 아주 간편한 짐을 가지고 다닌다. 짐이 크면 힘이 든다. 짐이 가벼우면 여행을 즐길 수가 있다. 한경직 목사와 장기려 박사는 20평 남직한 작은 집에서 마지막 여생을 보냈다. 나그네 생활은 탐욕을 버리고 가볍게 사는 것을 말하는데 그렇게 살 때 행복하게 된다.
둘째 나그네들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을 말한다. 나그네 생활을 많이 하면 할수록 여러 종류의 나그네들과 함께 사이 좋게 살게 된다. 나그네들이 함께 걸어가는 이 세상이 광야와 같이 거칠고 메마른 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그네들은 서로 만나서 위로하고 도우면서 사이 좋게 살아간다. 짓밟거나 경쟁하며 살지 않고 자연을 즐기고 사람들과의 사귐을 즐기면서 평안하고 여유롭게 살아간다. 아마 나그네들이 모여서 이룩한 위대한 나라가 있다면 그 나라가 미국일 것이다. 요사이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우리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탈북자들과 사이 좋게 살아가야 한다. 나그네들이 서로 만나서 도우면서 사이 좋게 살 때 행복하게 된다. .
셋째 본향을 사모하면서 사는 것을 말한다. 나그네의 삶은 거친 광야를 잠시 지나가는 하루 밤의 숙박과 같다. 예수님은 우리들의 관심과 시선을 하늘로 향하게 하셨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요14:2). 그래서 믿음의 선배들은 모두 하늘에 있는 본향을 바라보고 사모하면서 살았다(히11:16). 바울은 세상을 떠나서 그리스도와 함께 있을 욕망을 가진 것이 더욱 좋다고 고백했고(빌1:23), 하늘로부터 오는 처소로 덧입기를 간절히 사모한다고 고백했다. 이것은 염세주의도 아니고 현세 부정도 아니다. 이것은 하늘에 속한 신자들의 건강하고 복된 삶의 모습이다. 천국 본향을 그리워하고 사모하면서 살 때 우리는 행복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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