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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회의 전망" 기독교 신문(2003.1.5)
김명혁 목사(강변교회 담임)
필자는 2년 전 바로 이 난에 “국내 교회의 전망”이란 제 하의 글을 쓴 일이 있다. 그 때 필자는 한국교회는 1) 연합과 일치의 문제로 2) 지도자상 정립의 문제로 3) 사이버 및 문화선교 정립의 문제로 4) 남북의 교류와 선교의 문제로 5) 영적 각성과 갱신 문제로 고심하고 갈등하며 애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필자는 한국교회가 거의 같은 문제를 안고 계속해서 씨름하며 애쓰게 될 것이라고 내다 본다. 새롭게 등장한 문제는 9.11 서건 이후 새롭게 대두된 국가주의에 근거한 국제 질서 대결의 문제와 이에 따른 남북의 교류와 평화 정착의 문제라고 하겠다. 여기 국내 교회의 전망을 다섯 가지로 적어본다.
첫째 한국교회는 계속해서 교회의 연합과 일치의 문제로 고심하고 갈등하며 애쓰게 될 것이다. 필자는 2년 전에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 “교단장들이 이 일에 앞장 서야” 하고 “그 다음 연합과 일치운동을 벌여 나가는 몇몇 모임들이 연계하고 협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 동안 교단장협의회를 중심으로 교단장들이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 운동에 앞장서 왔고 한목협, 한장연 등을 중심으로 한국교회 특히 한국장로교 교단들의 연합과 일치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어왔다. 새 해에는 한국교회 및 연합기구들의 연합과 일치 운동이 보다 활발하게 전개되고 진행 될 것이다. 다행한 일은 한기총과 KNCC의 신임 회장들이 폭 넓은 인격과 복음신앙을 지닌 분들이라는 것이다. 두 분이 재직하는 동안 한국교회 연합기구들의 연합 또는 통합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필자는 최근 어느 모임에서 이렇게 호소한 일이 있다. “우리는 한국장로교 분열의 죄를 회개하고 고백하는 죄책 고백의 선언과 함께 주님의 기도 소리를 들으며 겸손히 엎드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서로 다투었던 120여명 제자들이 함께 모여 하늘을 바라보며 성령의 도우심을 기다렸던 것처럼, 우리도 함께 모여 하늘을 바라보며 성령님의 도우시는 은혜를 사모하는 겸허한 기도와 순종의 자세를 지녀야 할 것이다.”
둘째 한국교회는 여전히 지도자상 정립의 문제로 고심하고 갈등하며 애쓰게 될 것이다. 지금 한국교회의 문제는 설교의 부족도 신학의 부족도 제도나 행정의 부족도 아니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지도자 빈곤의 문제이다. 최근에 한국교회가 이성봉 목사 장기려 박사 김재준 목사 한경직 목사 손양원 목사 등 한국교회 지도자들에 대한 연구를 시도하며 이들의 삶을 흠모하고 배우려고 하는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와 같은 일이 지속되고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지금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다. 큰 교회나 큰 단체의 대표들이 반드시 한국교회의 지도자는 아니다. 야심이 없는 순수함과 겸손을 지닌 지도자, 모든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너그러움을 지닌 지도자 그리고 시대를 이끌고 갈 수 있는 비젼과 능력과 희생정신을 지닌 지도자를 보고 싶어한다. 필자는 최근 어느 곳에서 이렇게 말한 일이 있다. “오늘날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현대의 과학 기술과 정보 기술과 경영 기술을 습득하는 것 못지 않게 우리들의 진정한 지도자들로부터 삶의 방식을 배우고 습득하는 것이다. 이 민족과 교회를 이끌고 갈 새로운 지도자들이 일어나게 되기를 바란다.”
셋째 한국교회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의 문제로 고심하고 갈등하며 애쓰게 될 것이다. 21세기 세계가 직면할 가장 심각한 문제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이다. 자기들이 물려받아 지니고 있는 문화적, 경제적, 정치적 및 종교적 민족주의 또는 국가주의를 절대시하고 다른 민족과 국가를 무시하고 지배 내지 정복하려는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는 21세기 한국교회가 슬기롭게 대처하고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다. 일본의 신도주의도 미국의 제국주의도 이락의 모슬렘주의도 북한의 주체사상도 모두 민족주의 또는 국가주의적 이데올로기에 불과하다. 필자는 최근 어느 모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일이 있다.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서서 하나님 나라를 세상에 건설하는 것이 성경의 중요한 주제이고 기독교와 선교 역사의 중요한 주제이다. 오늘날 우리들의 가장 중요한 과업은 증오와 전쟁의 기운이 팽배한 이 때에 자기 나라의 이해관계를 증진하는 일을 넘어서서 하나님 나라와 세계 평화를 선포하고 증진하는 일이다. 나 개인의 이해관계를 넘어서고 내 민족의 이해관계를 넘어서는 일이 쉬운 일도 가능한 일도 아니다. 슈바이쳐 박사와 테레사 수녀처럼 나라주의와 민족주의를 넘어서는 일이 가능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들이 목표로 세워야 할 이상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할 것이다. 악한 자들의 편이 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악한 자들을 불쌍히 여기며 약한 자들의 편이 되기를 바란다. 그것이 하나님의 자세이고 예수님의 자세가 아닌가?”
넷째 한국교회는 이웃과 세계에 사랑과 봉사의 손길을 펴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며 애쓰게 될 것이다. 최근 한국교회는 받는 교회에서 주는 교회로 점점 탈바꿈하고 있다. 물론 그 일을 신의주 제2교회와 영락교회가 시작했지만 이제는 한국의 많은 교회들이 도움이 필요한 이웃과 세계에 사랑과 구제의 손길을 펴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다. 노인들과 장애인들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삶의 터전을 마련해 주기 시작했고 재난을 당한 터키 사람들을 위한 집을 지어주는 일과 전쟁의 피해를 입은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를 지어주는 일을 시작했다. 기독학생들이 앞장서서 북한에 염소를 보내는 일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독교 지도자들이 중심이 되어 가난한 나라와 불우한 동포를 돕는 “자랑스런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운동도 일어나고 있다. 한국교회는 실추된 교회의 위상을 회복하고, 교회의 본질적 사명을 다하며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서 그리고 냉전의 기류가 강하게 흐르고 있는 이때 한국교회 선교의 장을 활짝 열기 위해서 사랑과 봉사의 손길을 이웃과 멸시를 당하고 있는 세계 형제들에게 펴는 일에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다. 단 한 가지 기억할 것은 자기 이름을 너무 나타내려는 본능적 유혹을 뿌리치고 한경직 목사처럼 숨어서 사랑의 손길을 펴도록 힘쓰는 일이다.
다섯째 한국교회는 영적 각성과 부흥과 갱신 문제로 계속해서 고심하고 갈등하며 애쓰게 될 것이다. 교회의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영적 각성과 부흥 및 갱신에 있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교회는 진정한 영적 각성과 부흥과 갱신을 사모하고 있다. 일방적으로 치우치는 각성운동이 아닌 철저한 회개와 기도와 말씀에 근거한 균형 잡힌 영정 각성운동과 부흥운동을 사모하고 있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 아닌 하나님이 하늘에서 성령으로 부어주시는 각성, 감정에 머무는데 그치지 않고 영혼 깊숙한 곳에 미치는 부흥, 삶의 변화와 교회 및 사회 와 문화의 변혁을 가져 오는 포괄적인 갱신을 사모하고 있다. 진정한 영적 각성과 삶의 갱신이 한국교회 안에 일어나기를 소원한다. 그래서 교회의 위상을 회복하고 사회를 깨끗하고 밝게 만들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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