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한 교회 교류 및 협력 증진을 위한 일본(동경,센다이,후꾸시마) 방문(2014년 3월 10일 - 13일)
 

재난의 의미와 이에 대한 우리의 자세: 신학적 관점에서(3월 10일 주제발표)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개혁주의 유신론적 세계관은 세상에서 일어난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주권을 강조한다. 선과 복과 생명과 번영만이 하나님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라 악과 재앙과 죽음과 질병도 하나님의 절대주권에 귀속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재앙에 대하여 논할 때
기독교적 세계관의 관점에서 논해야 한다. 기독교 세계관적 입장에서 이 세상은 선신과 악신의 이원론에 의하여 지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지배된다. 악신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귀속되어 그의 재앙의 뜻을 이행하는 사자(使者)임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기독교 세계관은 유일신 주권론적 이원론이다.

1) 재난과 복의 이원론이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론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신을 재난의 신과 복의 신으로 이원론적으로 보아 이 두 신이 서로 대립하고 투쟁한다고 보지 않는다. 마니교나
조로아스터교는 우주를 선신과 악신의 투쟁으로 해석한다. 성경은 악신을 인정하나 이 악신은 사탄 내지 마귀로 불리우며, 하나님과
대등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에 귀속하는 그의 하수인에 불과하다고 본다. “여호와께서 사탄에게 이르시되 내가 그의 소유물을
다 네 손에 맡기노라 다만 그의 몸에는 네 손을 대지 말지니라 ”(욥 1:12). 이러한 욥의 구절은 유일신론적 주권론을 증거해준다.

2) 재난에 대한 십자가 신학 착상

<1> 재난은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도구

재난은 역사와 자연을 그의 주권적 섭리에 따라 주관하시는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도구다. 역사적 재난과 자연적 재난은 모두 하나님의
주권적 섭리 아래서 일어나고 그 분의 뜻을 이룬다. 재난에는 뜻이 있다. 20세기 한국에 일어난 1910년 한일합방, 1945년 해방과 분단,
1953년 6.25 전쟁, 2001년 미국의 9.11테러는 그냥 일어난 것이 아니다. 여기에 하나님의 숨은 뜻이 있다. 역사적인 재난은 민족들이
행한 죄에 대한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다.

한일합방과 6.25 전쟁은 조선왕조 5백년 동안 당쟁으로 인한 집권층의 반대파 살육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며, 8.15 해방은 그 가운데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다. 하나님의 일반 은총에 의하여 우리는 자력이 아니라 유엔군의 희생의 대가로 해방을 맞았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 국가로 남아 있는 우리 현실 또한 아직도 조상의 죄업을 치루어야 할 민족의 정화과정이다.

역사적 재앙에는 그 뒤에 숨어 계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있다. 지혜 있는 자들은 이 섭리를 헤아리는 자들이다.

<2> 재난에 대한 십자가 신앙

하나님에 대한 바른 인식은 세상적으로 영광스러운 모습의 가시적인 현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의 명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이 십자가 사건 속에서 하나님은 자신의 진정한 구속의 경륜을 드러내셨다. 독일의 종교개혁자 루터는 피력한다.
“참된 신학과 하나님에 대한 인식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안에 있다.” 참된 하나님의 임재는 눈에 보이는 번영과 성공을 통해서가
아니라 재난과 고통과 절망 속에 있다. 우리는 믿음으로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바라보게 될 때 아들을 진노의 처형 속에
내버려두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진정한 눈에 띠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하나님 인식이 바로 십자가 신앙을 통한 하나님 인식이다.

일반적인 기복종교들은 영광의 신을 추구한다. 기복종교 신자들은 세상의 각종 축복, 출세, 명예, 성공과 번영 속에서 인간에게 그러한
복을 주는 신에게 경배하고 그러한 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하여 각종 재물과 정성을 바친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이 아니라 하나님의 어두운 면, 각종 재난과 질병과 죽음과 좌절과 실패 속에서 이러한 어려운 처지 속의 인간과
 연대하시는 그리스도를 인식하고 그를 통해서 드러나는 하나님의 교훈과 사랑을 인식하게 된다. 십자가 신앙의 하나님은 기복이나 번영의
 종교의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의 고난과 재난 가운데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찾아오시고 우리에게 참 삶의 길을 알게 하시고 복과 은혜의
길을 알려주시는 하나님이다.

자연과 역사의 재난과 재앙, 이로 인한 고통 속에서 그의 피조물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낯설은 모습을 그의 십자가 속에서 우리 인간의
죄와 연대하신 그리스도의 고난에 유비함으로써 우리는 하나님의 인식과 경외에 도달하게 된다. 재난과 그것이 수반하는 무자비함과
냉혹성과 그것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 오로지 십자가 상에서 우리와 연대하신 그리스도를 바라봄으로써만 우리는 재난과 재앙 가운데서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숨어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인식할 수 있다. 이것이 십자가 신학의 착상이다. 이는 기복적 신앙이 아니라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체험한 신앙인이 하나님을 인식하고 이 하나님의 음성을 믿지 아니한 고통당하는 동료에게 증거하는 신인식을
말한다.

3) 자연의 맹목적 재난은 없다.

그러므로 기독교 세계관에서는 자연 자체가 가진 맹목적 의지에 의하여 우리에게 불가항력적으로 다가오는 재난은 존재하지 않는다.
유기체인 지구 자체는 의식을 지닌 것이 아니라 유기체적 메카니즘에 의하여 운영되는데 여기에는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손의 간섭이 있다.
2004년 인도네시아에 임한 지진 해일, 2011년 일본 후쿠시마에 임한 지진 해일 2013년 필리핀 타클로반(Tacloban)에 임한 수퍼 태풍
타이엔 등은 그냥 일어난 것이 아니다. 2014년 1월 전북 고창.부안 오리농가에서 발생하여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중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는
고병원성 AI(조류 인플루엔자)도 맹목적으로 일어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이러한 자연재앙을 통하여 우리에게 경고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4) 재앙을 통해서 하나님의 섭리와 작정이 온전히 집행된다.

이사야는 북왕국을 멸망시킬 앗수르의 재앙과 앗수르에 대한 심판을 예언하면서 이 재앙 가운데서 하나님의 작정이 집행될 것을 선포하고
 있다. “이스라엘이여 네 백성이 바다의 모래 같을지라도 남은 자만 돌아오리니 넘치는 공의로 파멸이 작정되었음이라. 이미 작정된 파멸을
주 만군의 여호와께서 온 세계 중에 끝까지 행하시리라”(사 10:22-23).

여기서 개혁신학은 열린유신론(open theism)을 비판한다. 열린유신론에 의하면 하나님의 작정은 열려있어 사건의 종말을 하나님 자신도
모른다고 한다. 인간에게 자유의지를 주었기 때문에 인간이 어떻게 반응할지 하나님조차도 모른다고 한다. 그러므로 역사의 종국이 어떻게
 될지 하나님도 모른다고 한다. 이는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주권에 대한 제한을 의미한다. 앗수르의 왕 산헤립이 히스기야와 하나님을
 비방하였을 때 이사야는 다음같이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 “이 일들은 내가 태초부터 행한 바요 상고부터 정한 바로서 이제 내가 이루어
네가 견고한 성읍들을 헐어 돌무더기가 되게 하였노라”(사 37:26). 바벨론에 포로되어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 “누가 처음부터 만대를 불러내었느냐. 나 여호와라 처음에도 나요 나중 있을 자에게도 내가 곧 그니라“(사 41:4).
이사야는 고레스 왕의 일어남이 태초부터 작정하신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으며, 이 하나님은 태초부터 종말까지 만대를 정해 놓으신
분이라는 것을 선언하고 있다.

5)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섭리는 재앙이 아니라 복주심과 우리의 구속과 복락이다.

2004년 인도양에 일어난 쓰나미와 2013년 필리핀의 수퍼 태풍의 결과는 죽음과 절망, 고통이 범벅된 지옥의 모습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진노의 하나님의 모습, 숨어 계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나 이 가운데서도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선하심을 발견할 수 있다. 버림받고 재난 속에서 절망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 백성을 향하여 이사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한다. “내가
 넘치는 진노로 내 얼굴을 네게서 잠시 가렸으나 영원한 자비로 너를 긍휼히 여기리라 네 구속자 여호와께서 말씀하셨느니라“(사 54:8).
신약 베드로 서신에서도 하나님의 인내와 긍휼을 말하고 있다. “주의 약속은 어떤 이들이 더디다고 생각하는 것 같이 더딘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는 너희를 대하여 오래 참으사 아무도 멸망하지 아니하고 다 회개하기에 이르기를 원하시느니라”(벧후 3:9).

맺음말

개인적으로는 질병에 시달리고, 시대적으로는 불우한 때를 경험한 독일의 루터교 복음주의 신학자 틸리케는 다음과 같은 신정론
(Theodicy, Theodozee)의 질문을 제기하였다. “왜 하나님은 악과 불의가 일어나도록 허용하시는가?” 20세기 전･후반에 있었던
사회적인 긴장과 전쟁의 폐허 속에서 틸리케 자신은 자연의 재난과 세계의 사건을 맹목적으로 읽지 않고, 심판과 은총으로 다가오시는
하나님의 경륜을 직관하였다. 고난에 대한 바른 질문 속에서 틸리케는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 나타난 하나님의 심오한 섭리(攝理)와
 목적에 참여하는 해방을 경험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역사적 재앙과 자연적 재앙이 우리에게 다가 올 때 왜?(why) 이런 고통이 왔느냐고 질문하는 것은 하나님의 주권을 믿는
신앙인의 태도가 아니다. 진정한 신앙인의 태도는 무엇을 위하여(for what), 무슨 목적으로(for what purpose) 이러한 재앙이 우리에게
 주어지는가를 기도하면서 스스로 물어야 한다.

(한일교회 교류세미나, 일본 2014년 3월 10일-13일)<참고자료>

동북아 평화를 위한 일본교회의 역할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

머리말

지금의 한·일 관계는 종전 후 가장 긴장적이다. 이는 1년 2개월 전 아베 내각이 들어선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일방적 역사 부정(否定)
행위에서 비롯됐다. 아베 총리와 각료들은 위안부 강제 동원을 전면 부정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 심지어 침략 전쟁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는 듯한 발언까지 나오고 있고, 독도와 센카쿠를 일본 땅이라고 중·고생에게 가르치도록 교과서 개정도 유도하고 있다. 일본은
센카쿠 섬 영유권 놓고 중국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I. 동북아 국가 사이에 심화되는 갈등의 파고

군국주의 일본은 1894-1895년 청나라와 벌인 전쟁을 통해 타이완을 차지했고, 이어 1910년 조선을 강제 병합했다. 일제는 이어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1937년 중국과 전면전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1941년 12월 8일 진주만을 기습 폭격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을 감행했다.
일본은 진주만을 공격하기 전에 이미 조선의 황후를 시해했고, 수만명의 아시아 여성을 전쟁 성(性)노예로 끌고 갔으며, 난징(南京)
시민 30만명을 학살하고, 산 사람을 동물처럼 생체 실험했다. 이러한 잔혹한 침략의 역사를 지닌 일본이 오늘날 진정으로 '새로운 자화상'을
추구한다면 독일처럼 과거의 침략을 겸허히 인정하고 사죄하고 영토 욕심을 버리는 올바른 역사 인식 위에 한·중·일 협력 구도를 만드는
외교를 해야 한다. 그래야 '전범(戰犯) 국가'의 굴레에서 벗어나 '보통(普通) 국가'로, 더 나아가 '선도(先導) 국가'로 대접받을 수 있다.

II. 오늘날 화해의 유럽공동체 배후에는 독일의 철저한 참회가 있다.

1. 독일 정부의 책임있는 사죄와 행동

1970년 12월, 폴란드를 방문한 빌리 브란트는 독일 나치 정권의 희생자를 기리는 희생자 추모비 앞에 공손히 무릎을 꿇었다. 이것은 정말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브란트의 행동은 독일이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 준 것이었다. 그의 행동에 감동한 폴란드
사람들은 독일에 대한 미움을 씻어내기 시작했다. 전 세계 언론도 '무릎 꿇은 것은 한 사람이었지만, 일어선 것은 독일 전체였다'라며
브란트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독일의 바이츠제커 전 대통령이 1985년에 연방회의에서 <광야의 40년>이라는 제목으로 행한 연설은 분명했다. "죄의 유무, 나이가 많고
적고에 관계없이 우리 모두는 과거를 계승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과거에 눈을 감는 자는 결국 현재에 대해서도 눈을 감게 됩니다."

메르켈 총리는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념일(1월 27일)과 아돌프 히틀러 권력 장악 80주년( 2013년 1월 30일)을 앞두고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나치가 저지른 각종 범죄, 2차대전 희생자들, 그리고 홀로코스트에 대해 영원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2. 독일교회의 죄책고백과 행동

독일개신교회의 죄책고백은 패전 후 불과 5개월 후에 나왔다. 1945년 10월에 니묄러가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작성한 슈트트가르트
죄책고백(Stuttgarter Schuldbekenntnis)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에 의해 수많은 민족 그리고 백성들이 한없는 고난을 받았다....
우리는 수년동안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폭력적인 사회주의 국가 안에서 공포스런 정치에 대하여 투쟁했다. 그러나 우리는 보다
용감하게 고백하지 못하고, 보다 신실하게 기도하지 못했고, 보다 기쁘게 신앙하지 못하고, 뜨겁게 사랑하지 못했음을 고백한다.”
종전 후 독일교회는 슈투트가르트선언(1945)에 이어 다름슈타트선언(1947)을 통해서 공적으로 나치 하에 범한 죄를 고백하였다.

III. 오늘날 일본의 군국주의 청산이 필요

1. 오늘날 고노 담화와 무라야마 담화를 무위화하는 우경화 아베 정권

패전 후 일본 정부는 1993년 고노 담화를 통하여 일본군이 한국·중국·필리핀·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여성들을 성노예로 동원했던 위안부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했고, 1995년에는 무라야마 담화를 통하여 아시아 침략에 대하여 정부차원의 사죄를 발표한 바 있다. 2005년
종전 60주년 고이즈미 총리도 위안부 강제 동원과 침략사실을 재확인하고 사과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러한 전 일본 총리들의 과거 반성적 행동을 부인하고 2013년 말 야스쿠니 신사(靖國神社)에 참배한 사건 때문에 전 세계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동북아의 평화와 미래지향적 관계는 과거 군국주의 일본이 저질렀던 엄청난 범죄행위들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을 바탕으로 행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일본의 진정성도 인정될 수 있다.

2. 세계 언론으로부터 비난 받는 일본

영국의 유력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2012년 9월 12일 장 피에르 레만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명예교수의 기고문을
 실어 “일본은 아시아에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과거의 만행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의 국영라디오 방송인 도이칠란트라디오는 지난 2012년 9월 22일 논평에서 “일본의 역사에 대한 반성 부족이 한국 및
중국과 겪고 있는 영토분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방송은 “일본은 독일과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의
침략자로서 자국의 전쟁사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IV. 일본교회의 역사적 사명과 역할

일본교회는 독일교회보다 한참 늦어졌지만, 일본기독교단이 1967년에 소위 <전쟁책임 고백>을 내었고, 1988년에 일본 침례교 연맹,
1990년에 일본기독교회가 각각 전쟁 책임에 관한 신앙 선언, 죄의 고백과 사죄를 표명하였다. 1996년에는 일본성공회가 <일본성공회의
전쟁 책임에 관한 선언>을 총회에서 결의했다. 그리고 일본 기독교인들은 반전운동을 주도했으며, ‘야스쿠니신사국가수호법안’의 폐지를
촉구했다. 오늘날 일본 우경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과 우려가 높은 가운데 일본 교회가 이에 대하여 예언적 소리를 발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러한 일본교회의 신앙 양심적 행동은 다섯가지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1. 아베 야스쿠니 신사 참배 비판

1) 일본 복음 동맹의 항의 성명

일본동맹기독교단 산하 교회와국가위원회는 2014년 1월 최근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아베 수상이 헌법의 정교 분리 원칙(제20조)을
위반하고 일본의 침략전쟁을 정당화하여, “중국 한국에 이어 미국과 러시아와 EU 등 세계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고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2) 일본기독교협의회의 직언

일본기독교협의회(의장 코바시 코우이치, NCCJ)은 2014년 1월  27일 “총리, 야스쿠니 참배 그만두라(総理、靖国参拝はおやめなさい)”고
직언했다. 그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부국강병을 추진한 총리에게 일본 미래에 대한 위험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염려했다.

3) 모미이 카츠토 NHK 신임 회장의 진솔한 자기 반성 촉구

일본침례연맹 산하 성차별문제특별위원회가 모미이 카츠토 NHK 신임 회장에 대해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종군 위안부 운영을 “다른
 나라도 했다고 해서 정당화될 일이 아니”라며 “역사 인식에 위험성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4) 영적 싸움 못한 것에 대한 반성

마키타 요시카즈 목사(일본 그리스도개혁파 야마다교회)는 2014년 2월 6일 서울에서 열린 ‘2014 일본선교세미나 The One’에서
“일본 교회는 교양주의 한계에 머물러 국가와 영적 싸움 못했다”고 지적하였다.

5) 성인적 사죄행동

1974년 43살 일본인 목사 노무라 모토유키(野村基之)가 청계천 하류 6만명이 살던 빈민촌 개미마을에 갔다. 그는 1984년까지 한국을
 50차례 넘게 드나들며 빈민을 도왔다. 그는 "일제 침략이 없었다면 6·25도, 청계천 빈민도 없었다"고 말한다. 오늘날 82살 노무라
목사는 죽어 한국에 뼈 묻기를 소원한다: "한국은 내 인생의 기반이었고 하나님이 내게 맡기신 소명(召命)의 땅입니다." 노무라 목사는
한국에서 '청계천 빈민의 성자(聖者)'라고 불리우고 있다. 그는 아베와 달리 한국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6) 군국주의 비판 유인물 배포와 피켓 시위

남서울대 일본어학과 교수 사쿠라이 노부히데(39)는 15일 오후 1시부터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일본에서 반한 집회를 하는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에 우리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적힌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피켓 시위를 벌였다.

7) 일본 양심적인 지식인들의 우경화 비판 소리: 한일교회가 힘을 보태어야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와 '평화헌법' 개정 반대 소신을 밝혀온 전(前) 나가사키 시장 모토시마 히토시 등 일본 지식인·시민
 1270명과 시민단체 '허용하지 말라! 헌법 개악(改惡) 시민연락회'가 2012년 9월 28일 독도와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 분쟁에
대해 일본의 자성(自省)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일본은 한국·중국이 가장 약하고 외교적 자기주장을 할 수 없을 때 독도와
 센카쿠 열도를 편입했다"며 "일본인은 독도가 한국 국민에게 침략과 식민지 지배의 시작이고 상징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맺음말

일본의 기독교 신자는 1%(가톨릭과 개신교를 합해 약 106만 명)에 불과하지만, 일본 사회에서 기독교가 가진 영향력은 결코 1%가 아니다.
일본 기독교계는 교회가 일본사회 각 방면에 큰 영향력을 끼쳐 왔다는 것에 대한 평가를 스스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천황중심의
문화를 복음(그리스도가 통치자)으로 변화시켜야하는 것은 일본교회의 중요한 시대적 과제다. 한국교회는 일본 교회가 이러한 사명을
다하도록 기도하고 지원하고자 한다.